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뿡꾸애기들/얼룩호랑털

옹봉이 입양 記 - 1





옹봉이를 처음 만나게 된 건 내가 주로 접속하는 온라인 애묘 커뮤니티.


지방 출장을 가게 된 구조자 분이 5일 정도 탁묘 글을 올린 걸 본 뒤, 엄마와 씨름을 시작했다.

10년 전부터도 고양이 타령을 줄기차게 해왔지만 매번 철벽방어 당해왔었는데 이번엔 뭔가 될 것같았다.


딱 5일 탁묘니 데리고 있어보자, 내 방에서만 그것도 아기 고양이들이니 괜찮지 않냐, 이번에 5일 데리고 있어보고 도저히 안되겠다 하시믄 다시는 고양이 타령 하지 않겠다.



부도수표를 남발하며(ㅋㅋ) 결국 탁묘를 맡게 됐다.

구조자 분께 연락을 했고, 직접 우리 집까지 방문해서 아이들 데려다 주셨다.

당연히 고양이를 키우고 있지 않으니 화장실이며 뭐며 아무 것도 없었지만 하도 예전부터 고양이에 관심이 많아서 간이 화장실도 만들어 두고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맞았다.




봉이는 입양 전에 이름이 미래였다. 무려 여자앤 줄 알았음.


옹이. 입양 전에는 미미였다.


남자앤 줄 알고 있었음. 옹이는 애기 때도 예뻐.




그리고 이건 탁묘글 보고 난 뒤에 본 입양 글을 봤는데 탁묘 글 5일 전에 올라왔지만 입양 자체에는 아무 생각이 없다보니 전혀 보지 못했었다.




진짜 작았다. 이 사진은 한 3주 정도? 됐을 때 사진.



옹봉이를 구조하게 된 계기는, 구조자 분 집 근처에서 여학생 애들이 사진 찍고 애들 쪼물락거리던걸 발견하셨던 모양이다.

물어보니 키울 생각은 없었고 심지어 그 동네에서 주운 아이들이 아니라 다른 동네에서 주워서 버스타고 그까지 이동했댄다.


어미를 찾아주긴 이미 글렀던 터라 구조하게 되셨고 젖병 물려가며 돌보다 부득이하게 취소할 수 없는 출장으로 탁묘글을 올리게 되신 것.


다행이다 진짜. 출장 취소 안되는 거여서.


안 그랬으면 옹봉이는 옹봉이가 아니었을거야...









탁묘하게 된 다음 날, 제일 친한 친구가 놀러와서 찍은 사진.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작고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귀여웠다.





그리고 엄청 잘 논다.


자기 몸도 제대로 못 가누면서 엄청 논다. 그리고 엄청 삐약거림.







이렇게 며칠 데리고 있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탁묘가 끝나고 아이들은 구조자 분께로 돌아갔다.


솔직히 그 때까지만해도 별 생각 없었다. 이제 탁묘 끝났구나. 아쉽다. 정도?

그리고 드문드문 생각나긴 했지만 눈물이 날 정도도 아니었다.


그런데 탁묘가 끝나고 며칠 뒤 새로 입양 글이 올라왔다.



글 처음 봤을 때까지만도 크게 별 생각 없었다. (의외로 냉정했네 나)


근데 말은 이렇게 해도 북마크 해놓고 수시로 들락거리긴 했음.


문제는 그 날 오후에 덧글 하나 보고 난 뒤에 생기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이 애들 보러 가겠다, **동에 산다. 블로그 보심 자기 애 사진도 있다. 뭐 이런 내용.


눈이 뒤집힌다는게 바로 이런 걸꺼야. 깊은 생각 따위 뇌에 존재하지도 않은 채로 구조자 분께 댓글 봤다. 아이들 입양 될 곳 정해 진거냐. 여쭤봤더니


댓글 주신 분은 한 아이만 데려가고 싶다더라. 두 아이 함께 보내고 싶은데 일단 보러 오라고는 했다.


그리고 나는 또 한번 엄마를 쪼으기 시작. 내 방에서만 키울 것이며 아이들 문제는 내가 다 책임 질 것이며 등등

또 부도수표를 남발해댔다.(ㅋㅋㅋㅋㅋ)


철벽 방어를 하시더니 의외로 이틀인가, 만에 엄마의 철벽 방어벽이 함락됐다.


(그러고 한참 지나서 애들 다 크고 하시는 말씀이 그 때 니 눈이 맛이 갔었다... 못 데리고 오게 하면 큰 사고 하나 칠 것같았다 고 하심..ㅋㅋ)


거의 어떤 식이었냐면, 엄마들이 화나면 그래 니 마~~~~~~음대로 해라~~  이 뉘앙스에 가까웠지만

 나는 그런거 가리고 할 마음의 여유따위 없었으므로

곧바로 구조자 분께 연락을 했고 둘 함께 데려오기로 결정, 그 주 토요일에 바로 데려다 주신다고 하셨다.



집에 돌아가자마자 아이들 화장실이며 식기며 사료, 간식, 장난감, 스크레쳐, 모래 바리바리 샀고 토요일만 손꼽아 기다렸다.


(방에서만 키우기로 했기 때문에 그 다음날 다이소에 가서 네트망 여러 개를 사 케이블타이로 이어서 일종의 파티션? 가벽 처럼 만들어 방문 앞에 뒀었다.)


 

 






대망의 입양 첫 날.


방 구조도 바꿔가며 애들 공간을 만들었었다. 






그리고 봉이 점 발견.

분명히 탁묘 할 때는 없었던 점이 생겼더라. 


게다가 대망의 쇼크.

당연히 여자애라고 알고있던 봉이 똥꼬에 뿡알이 ????????????????


사진 찍어서 커뮤니티에 올렸더니 다들 머시매라고 하고.... ㅋㅋㅋ


그래도 다행이다 싶었다. 남맨데 혹시 중성화 전에 근친하면 어쩌나 진짜 걱정했는데.





봉이





옹이



봉이는 등판이 좀 더 많이 까맣고, 옹이는 등에 큰 점 하나, 꼬리랑 뿡알 한 쪽이 까맣다.










의자 다리에 줄도 감아주고 초반엔 친구들 놀러오면 손 안 씻고 만지지도 못하게 했음.


유난 유난 그 유난을 떨었다.(ㅋㅋㅋ)






처음 며칠은 방문만 빼꼼 열고 뭐하나 구경하시던 엄마.


속으로 얘들이 바깥까지 다니려면 한 한달 걸릴까. 생각했는데 개뿔.





공부 방해





일주일 만에 거실 진출했다.


열흘도 안돼서 엄마랑 같은 침대에서 잠도 잠.

지금은 나보다 아마 옹이를 더 예뻐하실 듯. 엄마도 옹봉이는 참 잘 입양했다 소리도 하신다.


참고로 옹봉이한테 내가 엄마고 엄마는 할무니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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